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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잉공급 경주 아파트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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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1-11-08 19:14 조회6,1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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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 아파트 미분양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경주시는 주택보증공사로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주택보증공사의 판단은 경주시의 아파트가 과잉공급돼 미분양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봤다. 판단 근거는 '당월 미분양세대수가 1년간 월평균 미분양세대수의 2배 이상인 지역'이면서 '최근 3개월간 미분양세대수가 500세대 이상이며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세대수 감소율이 10% 미만인 달이 있는 지역'에 해당됐다. 그래서 4년간 경주시는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규 아파트의 사업 승인이 제한돼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4년간의 관리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기다렸다는 듯이 새 아파트 건설사업이 봇물처럼 터졌다. 약 1년동안 4900 세대의 물량이 승인을 받았다. 인구 25만 도시 경주에 신규 아파트가 4900 세대 들어선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1 세대당 최소 3인 가족 기준이라고 해도 1만5000명의 인구가 늘어나야 새로운 아파트가 미분양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단순한 계산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이 아파트는 누가 매입할 것인지 궁금하다.
   다른 도시에 비해 경주는 살기 좋은 도시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도시의 분위기와 자연경관, 여러 가지 편의시설 등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 후 경주에 와서 살고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인구는 더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경주에서 새로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은 다시 한 번 4년 전처럼 미분양 사태를 겪을 공산이 크다.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5000세대에 가까운 신규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경주시민이 이 아파트를 매입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물론 노후된 아파트를 매각하고 새 아파트로 이사가려는 시민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0세대는 과하다.
   결국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결론을 얻게되고 그 예상을 부정하기 쉽지 않다. 실입주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은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이다.
   사정이 이 정도에 이르기까지 허가를 남발한 경주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묻고싶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국민의 불만이 차올라 있는데 지금 건설하고 있는 경주의 아파트가 기존의 노후 아파트의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서민들은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고급 아파트는 미분양 사태를 겪는 이 아이러니한 사태가 또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경주가 투기의 현장이 된다면 또 누가 감당할 것인가.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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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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