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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 핑크뮬리 군락지에 방역 지도원 배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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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0-09-28 18:52 조회5,8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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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첨성대 옆 핑크뮬리 군락지가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직 완전히 물들지는 않았지만 70% 이상 핑크로 물이 들어 지난 주말 수많은 행락객들이 몰렸다. 경주의 핑크뮬리는 비교적 국내에서 가장 잘 가꿔진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단순한 갈대정원이 아니라 인근의 첨성대, 고분군, 반월성 등 천년 유적과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몰리는 관광객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시민들은 아예 이번 가을의 핑크뮬리는 베어버리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도의 원희룡 지사가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제발 제주도를 찾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경주시민들은 혹시나 핑크뮬리에 몰리는 관광객으로 코로나19의 감염 전파가 이뤄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는 것이다. 충분히 타당한 우려다. 만에 하나 그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경주가 덮어쓸 오명과 그나마 연명하는 경주의 관광산업이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나마 주말에 몰려드는 행락객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그동안 경주시를 찾는 관광객의 숫자가 수치로 비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거의 개점휴업인 상태에 처했다. 임대료 맞추기조차 버겁고 빚을 내서 종업원들의 급료를 챙겨야 할 정도였으니 모처럼 몰려드는 관광객은 가뭄의 단비로 여겨진다.
 
  경주시의 입장은 충분히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만약 일부 시민의 주장대로 핑크뮬리를 베어내고 방역에 치중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소상공인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핑크뮬리를 제거해 버린다고 해서 경주의 가을철 관광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 상태에서 모처럼 활기를 띈 관광산업도 살리고 방역도 제대로 할 수 있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하는 것은 워낙 당연한 일이다.
 
  지난 주말 핑크뮬리 군락지를 찾은 행락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시민의식이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더러는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생겼다. 보기에 따라 아찔한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 그 상황을 막아줄 사람이 없었다. 경주시에서 그 일을 해야 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 그리고 핑크뮬리 시즌이 끝날 때 까지 방역을 책임질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거나 갈대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호루라기를 불어 제지하고 지도할 사람이 필요하다.
 
  경주를 찾는 이들이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줄 것을 권유할 수 있는 감시원 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경주시가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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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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