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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제의 새로운 도약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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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5-10-05 19:56 조회5,2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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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신라문화제가 6일부터 막을 올린다. 1962년 처음 시작한 신라문화제는 올해로 43회를 맞는다. 이번 신라문화제는 작년과 달리 학술, 제전, 문예창작, 민속경연 등 15개 단위 행사로 분산돼 열린다.
 첫날인 6일에는 경주예술의 전당 잔디광장에서 풍물경연대회가 열린다. 또 이날부터 17일까지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는 제36회 신라미술대전 수상작을 전시한다. 8일에는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전국시조 경창대회, 9일에는 불국사에서 신라불교영산대재가 거행된다. 황성공원 씨름장에서 화랑씨름대회가 9일부터 3일 동안, 10일에는 분황사에서 원효예술제가 열린다. 향교 명륜당에서 전국한시백일장이 11일 개최되고 18일에는 실내체육관에서 고운 서예대전 휘호대회가 펼쳐진다.
 다음 달 14일에는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전국사진공모전 시상식을 하고 12월 3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신라왕경 사찰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신라문화제를 두고 "올해 43회째로 열리는 신라문화제는 전국 그 어느 문화제보다도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맞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축제로 손색이 없는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해부터 신라문화제의 지역 대표성은 사라지는 듯해 아쉽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영향이다. 경주시는 엑스포가 열리는 해에 신라문화제를 건너뛰거나 축소해서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된 축제가 새로 생긴 축제에 어깨를 빼앗긴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세계문화엑스포는 신라문화제에 귀속되는 것이 옳았다. 행사의 주최가 경주시가 아니라 경상북도라는 점에서 신라문화제 안에 포함되는 것이 격식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주제나 프로그램의 유사성으로 볼 때 병합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좋았다. 그랬다면 신라문화제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고 지역 축제의 국제화도 쉽게 구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기존의 훌륭한 문화 축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축제를 만들었다는 것은 지금 와서 아쉬운 대목이다. 거의 유사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가진 두 축제가 경주에서 열린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신라문화제는 문화엑스포와 차별화된 전략을 가져야 한다. 경주의 전통을 제대로 살린 특화된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 문화엑스포가 국제적 문화교류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신라문화제는 신라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콘셉트로 나가면 된다. 엑스포에서 설명해 내지 못하는 신라문화의 우수성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축제 형식 속에 녹여내면 위축된 신라문화제의 새 도약을 기대할만 하다.
 경주시는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 기존의 프로그램 답습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신라문화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엑스포는 엑스포대로 신라문화제는 신라문화제대로 경주를 홍보할 수 있는 유용한 장치로 만들어야 한다. 이 정도의 훌륭한 축제를 시들게 해서 버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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